외국인 카지노, '르네상스' 이어갈까…호황 지속 vs 구조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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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지노 업계, 외국인 수요에 힘입은 ‘역대급 호황’… 그러나 구조적 제약은 여전
국내 카지노 업계가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힘입어 연말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외국인 고객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복합리조트(IR) 기반의 수익 다변화가 더디다는 점에서 장기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970억 원, 55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 57.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수치로, 일본·중국 VIP 고객 증가와 드롭액 급등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과 카지노 업장 모두 호조를 보였고, 일회성 비용이 해소돼 매출 2000억 원 후반대에 영업이익률 20%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KL(그랜드코리아레저)도 매출 1000억 원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롯데관광개발은 영업이익 472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의 지난달 총 게임수익(GGR)은 전년 대비 86.3% 증가한 529억5000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9월 말부터 시행된 중국 단체관광 무비자 조치의 영향이 일부만 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수요 회복세는 더욱 빠르다는 평가다.
시장 신뢰도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최근 5년 만에 재도전한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600억 원 대비 12배(7050억 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공모채 발행에 실패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복합리조트 중심의 체질 개선과 실적 회복이 자본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업계는 추석 연휴 특수와 중국 무비자 정책 효과가 본격 반영될 4분기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외국인 방문객 수는 200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시행에 따른 기대감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맞춘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호황의 지속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카지노 매출의 90% 이상이 외국인 고객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 경기 둔화나 한중 관계 악화, 환율 안정화 등의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이 급락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7년 사드(THAAD) 갈등 당시 중국 단체관광이 중단되자 주요 카지노 매출이 반토막 났던 전례가 있다.
또한 복합리조트 중심의 체질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카지노 외 숙박·쇼핑·공연 등 비(非)카지노 부문 매출 비중은 여전히 20~30% 수준에 그치며, 이용객의 체류 시간과 소비를 늘리기 위한 시도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리조트 내 쇼핑몰이나 엔터 시설이 보조적 기능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카지노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제도적 제약도 구조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현재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강원랜드 한 곳뿐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국인 카지노 허용을 제안했으나, 정부는 도박 중독과 사회적 반발 우려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가 여전히 ‘내수 기반 없는 수출형 산업’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수요와 환율 효과 덕분에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카지노 외 수익원 확대와 내국인 관광 수요 유입이 병행돼야 산업 전반이 일시적 반등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